인생 - 인생 - 장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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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장예모
인생


이 영화를 내게 추천해준 사람은 인생이라는 제목에 주목했다. 어떤 영화를 만들어 놓고, 감히 인생이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하는 의구심. 인생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어떤 메세지를 주려는 것이었을까? 나도 그런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았다. 추천의 글을 읽고난 후였기 때문에, 너무 큰 바람을 갖는 대신 사소한 무언가를 붙잡아보려고 노력하면서 보게 되었다. 영화의 메세지에 귀기울이면서.

예상했던대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거창하지 않게 인생이라는 것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여서 오히려 몰입할 수 있었다. 중국의 공산화와 그 이후의 격동의 세월을 보내는 한 평범한 가족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진지하게 고민해볼 겨를도 없이 주변의 변화에 적응해가는 아주 현실적인 삶을 그린 영화였다. 커다란 역사의 흐름과 자그마한 한 가족사가 병치되었다. 하나로 일치될 수 없는, 그러나 격동의 세월로부터 독립적일 수도 없는 한 가족의 삶.

남자 주인공 부귀는 도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부인은 결국 딸과 뱃속의 아이와 함께 떠나간다. 그와 동시에 그는 도박으로 인한 빚때문에 집을 잃고, 그 충격의 여파로 아버님마저 잃게 된다. 경제적으로는 전락했지만 이젠 성실한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떠났던 가족도 돌아온다. 춘생 등과 그림자극을 하던 부귀는 갑자기 들이닥친 공산군의 포로가 되고, 군인들에게 그림자극을 보여준다. 이제 그는 그림자극으로 공산혁명에 가담했다는 평가를 얻게 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그리곤 공산주의하의 세월을 살아가게 된다. 구장이라는 높은 직책으로 돌아온 춘생과의 만남은 아들의 무덤에서 이루어진다. 춘생의 차에 부귀의 아들 유경이 죽은 것이다. 벙어리가 되었던 하나남은 딸에겐 행복한 인생이 주어질 듯했다. 하지만, 아기를 낳던 중 그녀마저 죽게 된다. 남은 사람들은 슬픔을 극복하고 남겨진 사람들끼리의 행복을 찾아간다

이 영화를 보면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생각난다. 도박을 해서 집을 잃었기 때문에 지주로 몰려 개죽음을 당하는 것을 피할 수 있었고, 자는 유경을 굳이 깨워서 학교에 보냈더니 차에 치어 죽었다. 의사들을 반동으로 몰아낸 젊은 학생들의 무지로 인하여 부귀의 딸 봉하는 아기를 낳다가 죽는다. 비상 사태를 대비해 데려온 나이많은 의사는 만두를 먹다가 탈이 나고 게다가 물까지 주는 바람에 속에서 불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다. 그 의사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더라면 봉하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 주어지는 많은 결과들은 역시 많은 아쉬운 순간들을 갖고 있다. 그때 그렇게 하지만 않았더라면 하지만, 시간은 그저 흘러갈 뿐이다. 무심코 한 선택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아쉬움과 후회가 남을 뿐, 다시 선택할 기회는 결코 주어지는 법이 없다. 그렇게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인생은 흘러간다.

내가 소설을 쓰게 된다면 꼭 써보고 싶은 소설중의 하나가 변절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수롭게 여겨지지 않아서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긴 사람의 이야기. 그가 맞이하게 될 비극적인 종말. 하지만 누구도 그를 비난할 수 없다는 말을 담고 싶다. 다만 조용히 살고 싶었던 사람이 세찬 소용돌이에 휘말려 생각지도 못했던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그러한 인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격동의 세월을 살면서 슬픔을 겪어야만 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볼 때면 꼭 마음속에 형체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그 미래의 소설이 생각난다.

구장이었던 춘생과 읍장이 반동으로 몰린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한 그들은 딱히 반동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그들은 기득권자들이었으며, 세월이 흘렀을 뿐이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반동으로 몰린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의 사상을 바꾸는 것도 반동으로 몰릴 것이다. 권력을 얻기 위해 새로운 사상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기존의 권력을 무너뜨린다. 그것은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무수한 희생자를 발생시키면서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생은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많은 슬픔과 어려움을 겪어야만 하고, 작은 일상의 조각들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웃을 수 있어야만 하고 타인의 선택에 자신의 인생이 좌우되는 것을 곁에서 지켜봐야만 하기도 하고 이 영화는 우리의 인생의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영화를 본 후 마음이 무거워졌던 것은 그 질문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었으리라.



인생 감독 장예모 출연 공리, 갈우 개봉 1994 중국, 대만 평점 리뷰보기 바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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