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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나인-결핍이자 완전한 수
9: 나인

9 2009-9-9 감독 : Shane Acker 각본 : Pamela Pettler, Shane Acker 음악 : Deborah Lurie 미술: Fred Warter 편집 : Nick Kenway 목소리 : Elijah Wood, Jennifer Connelly, Christopher Plummer, John C. Reilly, Crispin Glover, Martin Landau, Fred Tatasciore

먼저 알림) 항상 그렇듯이 스포 조심? 숫자는 인간이 살아감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것은 인간의 문명이 생겨났을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해 왔을 것이다. 숫자는 단순하게 물건을 샌다던가 할 때 사용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가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개념화하여 나타내준다. 숫자가 없다면 항상 확인하는 시간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날짜와 절기는 어떻게 알 것이며 한 해가 가는 것을 무슨 수로 알 수 있을 것인가 (결국 이런 것들은 태양과 지구의 관계에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농작물의 파종과 추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수는 신비하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박사(테라오 아키라)는 보이지는 않지만 오묘하고 아름다우며 신비한 수의 세계를 찬양하는데 그만큼 숫자라는 것은 단순히 사용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9의 등장인물(정확히 뭐라해야 하나. 인형? 로봇?)들은 모두 등번호로 불리운다. 그들은 자신들을 사냥하는 머신으로부터 숨어 사는데 이는 은근히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레지스탕스를 떠올리게 한다. 더군다나 머신을 만들어낸 과학자의 배후에 있는 지도자는 살짝 히틀러필이며 당시의 모습을 비춰주는영상 속의 투쟁 장면도 같은 느낌을 준다. 9은 마치 월드 오브 투모로우에서처럼 1900년대 초중반의 스타일 속에 SF를 밀어넣는다. 이런 걸 스팀펑크라 한다는데, 이미 월드 오브 투모로우나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등의 영화에서적지 않게 봐 온 장르다. 사실 9의 이야기는 새로운 편이 아니다. 스팀펑크라는 장르도 그렇고, 인간이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기계가 종국에는 인간을 공격한다는 과학 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도 충분히 익숙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썸머 워즈, 그 날에…, 쥬라기 공원의 리뷰에서 울궈 먹을만큼 울궈 먹었다). 그렇다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탁월한 것도 아니다. 분명 9의비주얼과 상상력은 뛰어나다. 바이오 하자드 등의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는 묵시록적 분위기는 상당히 잘 살아있으며 자그마한 인형이 주인공임에도 액션감은 훌륭하다(특히 7 누님의 머신 목따기는 최고!). 하지만 플롯은 단선적이며 과정없이 깨달음을 얻은 듯한 9은 이제 막 태어난 인형이 아니라 동면하고 있었던 것처럼 어색함을 준다. 캐릭터들은 충분히 개성있고 흥미가 느껴지지만 그에 맞는 몰입도를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9을 재미없고 별로인 범작이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9은 9라는 숫자와 신화 쪽에 포커스를 맞춰보면 꽤 흥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 9은 불을 켤 수 있는 지팡이를 항상 들고 다닌다. 그것은 바로 어둠을 빛으로 밝히는 현자ㆍ선각자의 상징이다. 일단 9은 선각자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서 드러나듯이 운명론적 태생을 가진 9은 이제 막 눈을 떴음에도 먼저 존재하고 있던 8개의 인형들보다 깨어있다. 소극적인 안전과 진실의 은폐만을 강조하는 1에 반항하며 머신 세력에 대항하고자 한다. 9은 무지몽매하거나 용기가 없는 인간들을 깨우치기 위해 이 세상에 나온 현자와 같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한 까닭에 과거의 현자들이 그러했듯 무시도 받고 어려움도 겪지만 결국 인형들은 9을 중심으로 뭉쳐간다. 좀 과장하는 것 같지만, 이것은 서구 특유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아닐까. 나니아 연대기에서도 아슬란은페벤시 남매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아내(줄리안 무어)는 눈먼 사람들을 이끈다. 좀더 과장해서 직접적으로 생각해 9을 예수에 비유한다면 나머지 8개의 인형은 카타콤의 민중을, 머신은 기독교를 탄압하던 로마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1과 9의 관계를 그리스 신화에서 찾아볼 수도 있다. 크로노스는 자기 자식들이 자신의 지위를 위협할까봐 신들을 모조리 먹어버렸는데 막내 제우스만이 살아 남는다. 결국 크로노스는 삼킨 자식들을 모두 토해낸 뒤 성장한 제우스에게 왕좌를 넘겨주게 된다. 이 때 막내였던 제우스는 형제들이 토한 순서대로 위치가 바뀌어짐에 따라 모든 신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과정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장 늦게 눈을 뜬 9이 원래의 리더였던 1에게 맞서 새로운 리더가 되는 모양새는 신화에서의 이야기와 닮았다. 또는 독재적인 권력에 맞서는 열린 지식의 힘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하다.

그런데 흔히 행운의 수로 생각되는 7도 아니고 딱 떨어지는 10도 아닌 왜 9일까? 앞에서 언급한 종교적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을 9단계로 나누었다. 그런데 천사의 서열 역시 9단계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천국과 지옥에 동시에 적용되는 숫자 9. 과연 9은 그레이트 머신을 깨워 또한번의 지옥을 만들어낸 뒤 자신의 손으로 사태를 수습하는데, 비록 천국은 될 수 없지만 지옥은 벗어난 셈이 된다. 다시 한번 신화를 끌어들여보면, 북유럽 신화의 최고의 신 오딘은 9일 밤과 9일 낮 동안 이그드라실이라는 나무에 매달려 고통을 받은 후 최고의 지식과 룬 문자를 얻음으로서 완전한 신이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9는 변화와 새로움의 속성을 가져 지적인 결실을 맺게 하는 숫자다. 9의 9은 어떤가. 그는 모두가 말릴 때 진실을 알고자 한다. 다른 인형들이 6의 말을 무시하고 그레이트 머신을 부수려 할 때 홀로 자신이 태어난 박사의 방으로 돌아가 사건의 본질을 알고자 노력한다. 결국 9은 방법(지식)을 알아내어 그레이트 머신을 멈춘다.

흔히 9는 불완전ㆍ결핍의 수로 여겨진다. 10에서 하나가 모자란 까닭이다. 아홉수라는 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9가 완전한 10으로 가는 과정의 마지막 고비라는 것이고 이는 다시 말해 하나가 부족함을 아쉬워하는 의미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9개의 인형들 모두 결핍을 안고 있다. 박사의 인격이 하나씩 들어가 분신처럼 만들어진 인형들이니 어찌 완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분열되어 있다. 3, 4, 7은 다른 곳에서 살고 1과 8은 각별한(?) 사이이며 5, 6은 그 사이에 놓여있다. 하지만 9는 완전한 수이기도 하다. 예부터 3은 삼위일체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동양에서도 천ㆍ지ㆍ인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3은 가장 안정된 동시에 모든 것을 간략하면서도 확실히 설명할 수 있는 수이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들어보면, 빨노파의 삼원색, 하늘ㆍ땅ㆍ바다, 시작ㆍ중간ㆍ끝, 탄생ㆍ생존ㆍ소멸,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의 힌두 삼주신, 도교의 삼단전 등. 심지어 올림픽에는 금ㆍ은ㆍ동 세개의 메달이 있고 인간에게는일생동안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지 않는가. 9는 이런 3이세번 더해진 수다. 3이세번이라니, 이건 완전함 중의 완전함이다. 과연 결핍되었던 9개의 인형은 하나로 뭉치면서 그레이트 머신을 물리치게 되고 비록 희생된 인형일지라도 영화의 마지막에 승천함으로서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그 중심에는 9이라는 종교적ㆍ신화적 선각자가 있다.

9은 쉐인 애커 감독이 학생 시절에 만든 동명의 단편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단편에서의 결말은 다소 쓸쓸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장편 9의 엔딩은 희망적이다. 희생된 인형의 혼들이 승천한 뒤 영화 속에서는 비가 내린다. 여기서의 비는 생명의 상징이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도 비는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고,최초로 눈이 멀었던 남자는 눈을 뜬다. 마찬가지로 9에서도 비는 모든 것이 파괴되어 버린 이 땅을 촉촉히 적셔준다. 이 희망은 보통의 영화보다 훨씬 먼 미래를 내다보는 엔딩이다. 모든 인간은 멸망했고 살아남은 것은 몇개의 인형뿐이니까. 하지만 먼 미래를 향한 희망이라고 해서 부질없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에 묻어 있는 듯한 빗방울 속에는 녹색의 자그마한 것들이 꿈틀거린다. 그게 뭘까? 왠지 미생물 같아 보이지 않는가? 인간은 세상에 없고 자연 발생적인 생명이 번식하기까지는 상상도 못할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욱 커다란 범위의 생명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분명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또다른 시작인 셈이다. new와형태적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독일어 neun(9)처럼 PS) ① 역시 영화 리뷰는 끼워맞추기다. ㅋㅋㅋ ② 단편 9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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