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 컨택트 (Contact)(1997) - 나 그리고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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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Contact)(1997) - 나 그리고 우주
콘택트

영화 콘택트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밤하늘을 조용히 메우고 있는 눈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눈송이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하나하나마다 독특하고 세세한 기하학적인 대칭무늬가 보인다고 하는데, 이렇듯 하나의 눈송이도 그 안에 엄연한 질서가 존재하는 아름다운 소우주인 것이다. 그렇다면 대우주 속의 한사람 한사람을 비유할 때 모래밭의 딱딱한 모래알로 보다는 이왕이면 눈송이로 비유하는 것이 더 근사한 표현이 아닐까.
영화의 처음부분에는 지구에서 우주로 발산되는 갖가지 신호를 배경으로 우주의 모습이 펼쳐지고 이윽고 그 공간이 조디포스터의 눈동자로 수렴된다. 시간적으로 다소 길게 배정된 이 인상적인 초반부는 영화가 우주공간을 대하는 진지함과 감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콘택트는 여러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외계와의 접촉에 대한 환희와 설렘은 ‘클로즈인카운터’를, 차원을 넘나드는 여행은 ‘이벤트호라이즌’을 떠올린다. 나는 다소 지루한 클로즈인카운터나 무섭기 짝이 없는 이벤트호라이즌보다는 콘택트가 좋다. 콘택트가 칼세이건의 소설을 옮겼다는 이유로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설득성이 있어 사실적이라든가, 더욱 진지하다던가 하는 평가는 감히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말그대로 미지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내가 맘에 드는 것은 외계와의 ‘콘택트’가 인간을 다루는 태도다. 인간의 작음과 인생의 덧없음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우주안에서, 그리고 지구에서조차 점으로도 표현되지 않는 인간의 존재를 얘기한다. 우주와 인간과의 관계는 물리적으로 완전한 포함관계이지만 영화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차원이동이다. 이것을 통해 조디포스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아버지의 형상을 한 외계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 외계인의 메시지는 전인류에 대한 거창한 일장연설이 아니라 개인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서의 조우장면은 어딘지 모르게 아름답고 인간적이며 따스하다. 그리고 지극히 경이롭다. 이것은 마치 높은 산의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볼 때, 마주보는 또다른 거대한 산과 내가 동등한 개체로서 당당히 얼굴과 얼굴로 대면하여 마주하게 되는 뿌듯함 - 비로소 자신의 왜소함을 초월하는 - 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그 광활한 우주 속에서 나 자신을, 그리고나서 내 안에 그려져 있는 우주의 이미지를 겹쳐서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상상일지언정 차원을 넘나들며 나와 우주사이의 관습적인 포함관계를 무너뜨리는 순간, 모래알 아니 하늘의 눈송이 같은 수많은 인간들, 그 가운데에서 실존하고 있는 자기자신의 거대함을 깨달을 수 있겠다. 재수 시절에 알게 된 한 친구는 별이 보고 싶어서 대학 입학 후 천문학 동아리에 들어갔지만 기자재의 낙후와 대기오염으로 그 꿈을 접어야 했다. 그가 이 영화를 보았다면 그 역시 눈으로 보이지 않는 별들을 가슴 속에 헤아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으리라. 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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