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The Pianist 감독: 로만 폴란스키 (2002년.148분)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취만, 프랑크 핀레이 나치가 저지른 홀로코스트의 잔혹함을 새삼 되씹지는 않겠다.너무 충격적이고 분노하여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고 손으로 수차례 입을 막으면서 지켜봤다. 용서받지 못할 집단살육의 광기를 리얼하게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인간이란 이념이나 핏줄이나 그 무엇으로든 함부로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임을 이 영화는 절절히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유태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자서전을영화화한 작품이다.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 역시 나치의 죽음의 수용소를 체험하였으며 가스실에서 어머니를 잃었다고 한다. 지옥 같은 생사의 고비를 넘기면서거의 송장이나 다름없게 된 처참한 모습의 스필만.숨어있는 공간 어디에도 먹을 것은 없다. 굶주린 그의 눈앞에 통조림 하나가 보였다. 그 순간 독일군 장교에게 발각된 것이다. 반쯤 따다 만 통조림이 바닥에 떨어져 국물이새어 흐르고 있지만 그는 그것을먹지 못한다. 장교는 피아니스트였다는 그에게무슨 곡이든 연주해 보라고 말한다. 영화가 시작되고부터줄곧 억눌렸던 눈물이뺨으로 흘러내렸지만 굳이 닦으려고 하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건반 위로 엎어져 버릴 것 같은 망가진 육체의 손가락으로연주를 못할 것만 같은 그에게서 빛나는 음악이 빚어져 나온다.내 울음은 슬퍼서도, 연주가 완벽해서도 아니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 같은거였다. 그가 그렇게도 목숨처럼 사랑하는음악은 공.허.한. 사.치.일. 수도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목숨만 유지하면 되는 인간이었을 뿐이다. 더러운 물을 마시고 바닥에 흩어지는 곡식알을 주워 먹어서라도 목숨은 지탱해야 할 당위성이었다. 생명이란 그런 것이었다. 피아노 연주는 잿더미의 회색 연기속으로 허무하게 퍼져나간다. 아름다운 음악이 비장미를 더한다. 폐허가 된 공간을 쓰다듬는 쇼팽의 야상곡은 자극 받은 누선을멈추지 못하게 하였다. 그의 연주를 들어주는 독일장교.. 그 자애로운 눈빛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후에 생명의 은인인 독일군 장교가 수용되어 있던 자리로 찾아갔을 때 그는 이미 처형되고없었다.그가 서있는 들판의 하늘은 빨갛게 저녁노을이 지고 있었는데그 정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죄어들었다. 살아남은 것의 감격과 살아남았다는 아픔이 격렬하게 엄습했다. 쇼팽의 야상곡과 더불어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영화, 더 피아니스트. 바보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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