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두근두근, 무모한 도전기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두근두근, 무모한 도전기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도전,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지만 그러기엔 가지고 있는 것이 많아 감히 실행할 수 없는 그것. 도전하는 한은 계속 청춘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 진정한 청년 네 명이 함께 모여 히치하이킹만으로 유럽을 종단하는 도전을 시작한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를 하다가 돈이 모일 것 같지 않자 학교를 그만 두고, 단돈 80만원으로 유럽에서 일년을 보낼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유스호스텔 홍보영상을 찍어주면서 그곳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비틀즈같은 가수를 찾아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그들의 도전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것이다. 이 원대한 계획은 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했으나, 설렘도 잠시, 경비도 다 떨어지고 한 달이 지났을 무렵 3명은 한국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남은 4명도 포기하려고 했을 때, 기적처럼 메일이 왔다. 만족한 주인은 본인의 호텔 영상도 찍을 수 있게 했고, 그들이 만든 영상은 유럽의 유스호스텔계를 발칵 뒤집히면서 약 30여개의 홍보 영상을 찍었다. 브라이언과 아르코의 뮤직비디오도 제작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도 대학시절 저들처럼 저렇게 여행을 가봤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부러움이 들었다. 찬 바람 맞아가면서 노숙도 좀 해보고, 피렌체 신전을 뒤로 하고 탄산수로 머리도 감아보고, 나무에 불을 지펴 며칠 동안 라면도 먹어보고, 손짓, 발짓 써가면서 히치하이킹도 해보고.

그들은 그저 떠났을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커서 이렇게 할거야. 라며 결심하고 목표를 세웠던 것은 아니다. 하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을 뿐이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충실히 해냈던 것이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모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건, 상상만 했던 일을 자신들의 방식으로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부분 또래처럼 취업을 염려하며 스펙이 없다고 한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던져 버린 채 떠났다. 그리고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왔다. 번득였던 그들의 아이디어가 세상에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문득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을 횡단했던 도전처럼 나를 설레게 할 수 있는 일,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좋아하는건 참 많은데, 너무 범위가 넓다. 예리하게 다듬고 날센 검처럼 만들어 써먹을 수 있게 해야겠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나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캐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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